문학작품 목록

변시지를 다룬 또는 변시지에게서 영감을 받은 문학작품 목록

  1. 《변시지: 폭풍의 화가》 – 서종택 (열화당 초판 2000년, 개정판 2017년, 평전/전기문학)
    • 내용 요약: 제주 출신 서양화가 변시지의 일생과 예술세계를 다룬 작가 평전이다. 어린 시절 제주 자연과 일본 유학 시절, 광풍회전 최고상 수상 등 화가로서의 여정부터 말년 제주 귀향까지를 촘촘히 그렸다. 책은 변시지의 그림 속 풍경(황톳빛 땅, 거센 바람, 외로운 사내 등)에 깃든 비애와 고독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그의 삶과 예술혼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 변시지와의 연관성: 변시지 본인의 생애를 소재로 한 공식 평전으로, 화가의 예술 철학과 미학을 깊이 있게 해설한다. 저자 서종택은 제주-오사카-서울-제주로 이어지는 변시지의 귀향과 예술적 순례 과정을 추적하여, 전통과 현대, 지역성과 세계성이 교차하는 그의 예술세계를 분석한다. 예를 들어 변시지 작품에 단골로 등장하는 까마귀, 바람, 초가집, 조랑말 등의 상징이 화가 자신의 운명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 문학적 특징/감상 포인트: 학술적 평전이면서도 문학적 필치가 살아있다. 황토색과 먹색으로 대자연의 율동을 그려낸 그림들을 언어로 옮기며, 시적인 이미지와 미학적 통찰을 결합했다. “예술과 풍토, 지역성과 세계성, 동양과 서양이 함께 만나는 희귀하고도 소중한 사례”라는 결론처럼, 변시지의 예술혼을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대목들이 인상적이다. (초판 출간 당시 제목은 **《변시지: 폭풍의 화가》**로 2000년에 간행되었으며, 이후 내용 보완과 작품 이미지 교체를 거쳐 2017년에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2. 《난무: 폭풍의 화가 변시지》 – 김호경·김미숙 공저 (2019년, 전기소설)
    • 내용 요약: 변시지의 파란만장한 삶을 소설화한 장편 전기소설이다. 일제강점기 제주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간 변시지가 식민지 조선인 화가로서 겪은 온갖 시련과 영광, 그리고 귀국 후 제주 자연을 배경으로 독자적 화풍(일명 ‘제주화’)을 완성하기까지의 내면 세계를 극적으로 그려냈다. 예컨대 학교 씨름 대회 부상으로 한쪽 다리를 평생 저는 장애를 안게 된 일, 일본 미술계에서 조선인 최초로 최고상을 수상하지만 보이지 않는 차별에 부딪힌 일, 귀국 후에는 분단 시대의 혼란과 실명 위기까지 겪는 모습 등이 펼쳐진다. 그러한 역경 속에서도 예술혼을 불태우며 황토색 폭풍의 바다를 그려낸 그의 삶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로 묘사된다.
    • 변시지와의 연관성: 제목 ‘난무’는 변시지의 대표작 <난무>(폭풍 속 춤추는 파도 그림)을 가리키며, 소설은 변시지 화백 본인의 생애를 줄거리로 삼고 있다. 실제 존재 인물들의 대화와 에피소드가 소설적으로 재구성되었고, 변시지의 예술 철학(“미술은 시각적인 것이고, 예술은 정신적인 것”)이나 제주 풍토에 대한 애정이 이야기 속에 녹아있다. 특히 제주 자연(태풍 몰아치는 바다, 검은 현무암 해안 등)이 주인공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처럼 그려져, 그의 대표작들이 탄생한 배경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 문학적 특징/감상 포인트: 두 명의 작가가 공저한 만큼 취재 기반의 사실성문학적 상상력이 조화를 이룬다. 시대극 소설의 형태로, 변시지의 일대기를 읽는 재미와 더불어 예술가의 고뇌를 심리적으로 파고드는 서사가 돋보인다. 문장도 역동적이며 감정이 입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이는 주인공이 평생 “폭풍 같은 에너지”를 좇아 거친 삶을 살았다는 설정과 맞물려 독자에게 큰 감동을 준다. 변시지의 실제 명언이나 화폭에 대한 묘사가 간간이 인용되어 현실감을 높이고, 예술가 소설로서의 몰입도를 높이는 점도 감상 포인트이다.
  3. 《변시지, 바람이 전하는 말》 – 황인선 글, 변시지 그림 (2022년, 오브제텔링 픽처북)
    • 내용 요약: 변시지의 회화 작품에 문학적 상상력을 입힌 신개념 픽처북이다. 화가의 생애 전반에 걸친 명작 80여 점을 선별하여, 그 그림 속에 등장하는"주요 오브제(대상)"들을 의인화한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했다. 예를 들어 변시지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까마귀, 바람, 외로운 사내(화가 자신), 어린 해녀, 이어도와 뱃길 등이 화자가 되어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독자는 각 작품 속 사물의 목소리를 통해, 폭풍을 닮은 그의 그림들이 품은 외로움과 기다림, 희망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제주 신화와 자연풍광도 이야기 안에 녹아 있어 한편의 서정적 동화 혹은 시를 읽는 느낌을 준다.
    • 변시지와의 연관성: 이 책은 변시지 그림 그 자체를 텍스트 삼아 창작된 문학작품이다. 화가의 실제 작품 세계를 문학적 모티프로 삼았다는 점에서, 변시지 미학에 대한 경의와 오마주라 할 수 있다. 각 장마다 대응되는 그림이 실려 있고, 해당 그림이 갖는 상징 – 예컨대 영원한 동반자처럼 그림 속 화가 곁을 지키는 까마귀(변시지 자신의 분신), 혹은 전설의 섬 이어도 등 – 을 통해 화가가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결국 책 제목처럼 “바람이 전하는 말”은 곧 변시지 예술이 전하는 말이다.
    • 문학적 특징/감상 포인트: 오브제텔링이라는 독특한 기법이 돋보인다. 이는 그림 속 사물에 서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독자는 마치 그림과 대화하듯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그림과 글이 긴밀히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미술 감상과 문학 읽기의 융합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이 작품은 단순 화집이 아니라 창의적 스토리텔링 아트북으로서, 예술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을 받는다. 변시지의 황갈색 폭풍 풍경을 배경으로 의인화된 존재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그의 작품이 지닌 철학적 여운을 독자들이 더욱 친근하게 느끼도록 해준다.
  4. 《時志, 시대의 빛과 바람에 뜻을 새기다》 – 문상금 (2023년, 시집/시화집)
    • 내용 요약: 제주 출신 문상금 시인이 변시지 화백의 타계 10주기를 추모하여 펴낸 시집이다. 변시지의 그림 45점에 각각 대응하는 총 45편의 시를 4부로 나누어 실었고, 시의 정서에 맞춰 해당 그림들도 함께 배치된 시화집 형태다. 1부 〈사내는 까마귀에게 묻는다〉, 2부 〈목숨같은 점 하나〉, 3부 〈천 개의 붓 끝에 이는 바람〉, 4부 〈다들 집으로 간다〉 등 부제에서도 드러나듯, 화가의 작품 모티프인 외로운 사내와 까마귀, 원초적 바람, 점과 빛 등의 이미지가 시어(詩語)로 승화되어 있다. 각 작품을 감상하며 떠오른 화두를 시인은 때로는 서정적으로, 때로는 폭풍 같은 격정으로 노래한다.
    • 변시지와의 연관성: 변시지의 예술세계에 직접 영감을 받아 창작된 순수시 모음이다. 특히 시인은 생전에 변시지 화백과 인연이 있었고, 그의 화실을 찾아가 황토빛 회오리 같은 그림에 매료되었던 개인적 체험까지 바탕에 두고 있다. 그만큼 변시지의 상징물들이 시 곳곳에 등장하는데, 예를 들면 변시지 스스로를 은유하는 “한 다리로 절룩이는 까마귀”의 이미지가 반복되어, 예술가의 고독과 혼을 대변한다. 이처럼 그림 속 소재를 통해 화가의 영혼과 시대정신을 시로 형상화한 점에서 변시지에 대한 문학적 헌사라 할 수 있다. (시집 제목의 ‘時志’ 역시 화가의 이름(時志)을 빌려와 시대정신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 문학적 특징/감상 포인트: 시와 그림의 교감이 돋보이는 예술 시집이다. 한 편 한 편의 시는 대응되는 그림의 색채와 분위기를 언어로 포착해내어, 마치 그림에 달린 시적인 캡션처럼 읽힌다. 그러나 단순 묘사에 그치지 않고, 폭풍바람 같은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 존재와 예술 혼을 성찰하는 깊이를 갖추고 있어 감동을 준다. 문상금 시인은 변시지 작품을 보고 느낀 바를 오랫동안 “한 편 두 편 써두었다”고 밝히는데, 이러한 경건한 헌정시들이 모여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된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독자는 이 시집을 통해 “세상의 모든 폭풍들이 뚫고 지나갈 바람의 통로를 화폭에 그려낸” 화가의 정신세계와 마주하면서, 시인이 빚어낸 언어의 잔잔한 위로와 울림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