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는 해를 그리지만 달과 별은 그리지 않는다. 해가 떨어져 바다가 어두워지면 암흑이 된다. 암흑이 된다는 것으로 논리 정연해지는 밤은 침묵 주위로 까마귀를 모은다.
새들의 울음은 귀에 들려도 인간의 언어 외곽에 있는 것이어서 인간을 더욱 외롭게 만들며, 인간의 마을이 어둠에 웅크릴 때 새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간이 보지 못하는 구역을 날고 역풍을 돌파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 새들의 발아래 대대로 인간은 밭을 갈고 무덤을 만들었다.
인간이 현실과 비현실을 동시에 느끼며 고뇌하며 혼자가 되는 박모의 시간에 무리 지어 숙영하는 새들은 아직 무슨 말인가를 하고 있으며 짧게는 몇 분에 길게는 몇십 년을 인간의 가슴 속에 함께 살고 있다. 가늠할 수 없는 시야의 외각에서 화가는 남은 빛을 지울 때까지 잠들지 못할 것이다.
매일 섬 이야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