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해는 마치 작은 비행기가 방향을 틀 듯이 올라와 멈칫거린다. 바닷가엔 소나무 한 그루에 몸을 기댄 작은 집이 있고, 방 안엔 쪼그리고 앉은 사내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세계를 보고 있는 것은 조랑말이며, 조랑말이 보고 있는 세계는 노랑으로 일렁이고, 화가는 그 앞에 없는 먹선으로 배 한 척을 이룬다.
가난한 사내는 홀로 바닥에서 그림을 그리지만 정신은 소나무 우듬지에도 올라가고 지붕 위를 걷기도 한다. 그 속에서 하루 종일 사내의 눈이 지각하는 것은 노랑이며 손을 통해 나타나는 것도 노랑이어서 설사 그것이 노랑이 못 된다 할지라도 해 아래 흔적들은 노랗다.
그러니 해는 벌써 할 일을 다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