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화가가 되지 않는다 해도, 여백을 배우길 바란다.
여백은 물러섬이자, 기다림이자, 믿음이다.
서둘러 결론을 그리지 말고, 먼저 공간을 내어 주어라.
그 공간에 세계와 타인과 미래가 들어온다.
완성을 두려워하지 말고, 완벽을 두려워하라.
완벽은 닫히지만, 불완전은 열린다.
선을 적게 하고, 호흡을 깊게 하여라.
강한 색을 고르기 전에, 침묵의 색을 먼저 확인하라.
이름은 마지막에 두어라.
서명으로 작품을 지키려 하지 말고, 작품이 스스로 서는 여백을 지켜라.
만약 길을 잃었다면, 바람에게 물어라.
바람은 억누르지 않고, 다만 스쳐 지나간다.
좋은 그림도 그러하다.
그림은 보는 이의 마음을 스쳐 지나가 흔적이 되고, 그 흔적이 오래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