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변시지 그림에 인물이 여럿 등장하는 일은 아주 드물다. 내가 알기에는 <바닷가의 추억>에 다섯 명이 있고, 이 <위로>에 세 명이 나오며 그 밖에 <자유 평화 사랑> <해녀> 등 몇 점의 그림에 복수의 인간이 있는 정도이다.

세계적 관광지인 에펠탑이나 바티칸 성당을 그릴 때에도 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은 매한가지이다. 혼자가 아니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혼자 산다는 것이 이치이지만, 사실은 모든 사람에게 위로라는 선물이 필요한 것도 사
실이다.

죽을 것 같을 때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면 죽지 않을 수 있다. 마치 낮술이라도 한 사람들처럼 채도가 높은 대낮에 위로하는 자와 위로받는 자의 앉은 자세는 너무나 생생하고 부피감 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또 하나, 그 둘을 바라보는 제삼자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 즉 시각적으로 두 사람을 고정시키는 위치에 매우 잘 서 있다는 사실이다.

웃통을 벗은 몸 위로 밍밍한 슬픔은 햇빛 아래 반짝인다. 영세하지만 따뜻한 풍경 속 세 사람의 상처는 자연의 형태와 아주 가깝게 배치되어 있으면서, 그리고 절묘한 모양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