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빛을 좇았고, 마침내 바람을 따르는 법을 배웠다.
색을 추적하다가, 색이 없는 곳에서 가장 깊은 색을 보았다.
그리려 애쓰다가, 그리지 않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것을 만났다.
이름으로 나를 증명하려다가, 이름 없는 자유를 알았다.
여백은 공허가 아니다. 가장 활동적인 무대다.
침묵은 무언이 아니다. 가장 웅변적인 언어다.
망각은 상실이 아니다. 가장 깊은 기억이다.
일상은 평범이 아니다. 물음표이자 마침표이다.
나는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그림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내일도 다시, 붓을 들기 전에 여백을 바라본다.
바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름을 두지 않고, 설명을 덜어내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곳에서만 나의 그림은 시작된다.
그곳에서만 세계는 새롭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