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은 말하기 전에 먼저 침묵한다.
세상을 밝히는 것은 강렬한 색만이 아니다.
침묵하는 색이야말로 깊이를 만든다.
황색은 외치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멀리까지 스며든다.
먹색은 단순한 검정이 아니다.
빛을 삼키고, 무수한 계조로 흩어진다.
나는 두 가지 푸름을 배웠다.
칠해진 푸름과 칠해지지 않은 푸름.
뒤의 것은 구름의 그늘, 바다의 심층,
시야의 끝에서 천천히 호흡하는 푸름이다.
색과 색 사이가 정돈될수록
보이지 않는 푸름은 더욱 명확해진다.
그래서 나는 배색을 덧셈이 아니라 배치로 생각한다.
색과 색 사이의 거리,
침묵과 침묵 사이의 거리—
그 설계가 곧 화면의 룰을 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