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은 칼이자 다리, 그리고 기도이다.
한 줄기 선에는, 그린 이의 계율이 새겨진다.
나는 남용을 두려워한다.
편의를 위해 선을 긋는다면,
세계는 쉽게 단절된다.
게으름으로 선을 긋지 않는다면,
세계는 모호 속에 가라앉는다.
둘 다 폭력이다.
그래서 나는 선에 세 가지 계율을 주었다.
첫째, 필요할 때만 긋는다.
둘째, 그은 선의 책임을 진다.
셋째, 지워야 할 때는 주저 없이 지운다.
선이 많은 그림은 종종 설명으로 무너지고,
선이 적은 그림은 종종 침묵에 잠긴다.
설명과 침묵의 사이, 그 중용 속에
좋은 선은 존재한다.
어느 날, 나는 산의 능선을 한 줄로 그었다.
망설임이 사라지고,
호흡과 하나가 된 선이 종이를 달렸다.
선이 끝난 순간, 나는 고개를 깊이 숙였다.
한 줄기 선 안에
나의 삶 전체가 깃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