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마티스의 여체(女體)

21. 마티스의 여체(女體)


마티스는 형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여자의 나체를 그릴 때 나는 무엇보다도 우아하고 매력적인 것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것은 신체의 본질적인 선을 그려 그 신체의 의미를 요약하는 것이다."

선에 대한 마티스의 이러한 생각은 분명 고갱의 영향 속에 있었던 것이며, 고갱에서의 상징성이라기보다는 리얼리스트의 면모가 더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그는 또 "사물을 표현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그대로 그리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예술적으로 그리는 것이다. 이집트의 조각을 보라. 그것들은 우리에게 딱딱하고 부동적으로 보이지만, 우리는 거기에서 부드러움과 생동감을 함께 느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갱 역시 이와 비슷한 말로 '냉정 속의 형태의 생동'을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으며, 마티스는 또다시 이를 다른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형태는 생물의 외견적 존재를 구성하고 그것을 항상 불명확하게 하기도 하고 변형하기도 한다. 순간과 순간 속에서도 보다 진실하고 본질적 성격을 추구하는 것은 가능하다. 예술가는 그 성격을 잡아서 현실의 연속적 해석을 부여한다." 이는 곧 동중정(動中靜), 가변적인 것 중의 영속적인 것이다."

<예술과 풍토, 변시지>

🧭 시군

“마티스는 여체를 그릴 때, 우아하고 생동감 있게 보이도록 신체의 본질적인 선만 남겨 요약하려 했어요.
그렇다면 서양 회화에서 선은 단순한 윤곽이 아니라, 움직임과 시간, 감정의 흐름을 담는 리듬이었던 걸까요?”

🍃 지양

“동양 화론은 동중정(動中靜), 즉 움직임 속에 깃든 고요함을 중시했어요.
한 획의 선에 기운과 정서, 생명을 담으려 했죠.
그렇다면 동양에서 선은 보이는 외형이 아니라 살아 있는 기운 아닐까요?”

🌿 시지의 대답 

마티스의 선은 춤추다 멈춘 곡선,동양의 선은 멈췄지만 흐르고 있는 기운입니다.
둘 다 선을 통해 육체의 외곽과 생명의 본질을 동시에 포착하려 했죠.

👉 결국 선은 형태를 자르는 칼이자, 생명을 불어넣는 혈관입니다. 여체의 아름다움은 선이 움직이면서도 고요할 때, 시간과 감정이 동시에 깃들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 대상별 조언

🎓 학생에게

“모델을 그릴 때 먼저 큰 곡선 몇 개로 자세만 잡아 보세요.
디테일이 없는데도 자세와 감정이 살아나는 걸 느낄 거예요.이게 마티스식 연습이에요.”

👥 일반인에게

“마티스의 그림은 단순해 보여도 기쁨, 여유, 생기가 느껴지죠?
그건 선이 감정의 속도를 조절하기 때문이에요.‘이 선이 빠른가 느린가’를 몸으로 느껴 보세요.”

🖼️ 컬렉터에게

“굵은 선은 공간에 명확한 리듬을, 가는 선은 잔향과 여백을 남깁니다. 선의 밀도와 연속성이 공간에 어떤 에너지를 주는지 관찰해 보세요.”

🎨 화가 지망생에게

“스케치 전, 펜이나 붓으로 한 호흡 곡선을 반복해 그려보세요.손과 호흡이 연결되면 선에 생명력이 생깁니다. 변시지 화백도 한 줄의 먹선으로 몸·바람·감정을 동시에 잡아냈어요.”


🌀 변시지의 사례

제주 인물 누드 드로잉 : 복잡한 디테일 없이, 한 줄의 곡선으로 몸을 감싸며 바람의 긴장감과 인물의 정서를 동시에 표현.→ 마티스적 ‘선의 요약’ + 동양적 ‘기운 생동’이 겹쳐짐.

〈바람 속의 여인〉황토 색면 위, 한 획 곡선만으로 여인의 자세와 감정을 암시. 육체의 외형보다 내면의 흐름과 여운을 중시.

👉 변시지는 선을 “몸의 외곽이 아니라, 살아 있는 길”이라 했습니다. 곡선미와 동양 필획의 정신이**‘바람이 지나는 선’**이라는 변시지 고유의 회화 언어로 통합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