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모방과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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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로에스는 예술에서의 이중의 모방작용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를테면 화가는 손과 정신을 가지고 형태를 표현하는 한편으로 정신 속에서만 행하는 일종의 모방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모방의 경향을 지니고 있지만, 그러나 손을 가지고 실제로 예술품을 만드는 것은 극히 드물다. 그림 속에서는 흑백으로 묘사된 것인데도 실제의 검거나 희거나 노란 머리와 살색의 이미지를 지각하고 그 유사성을 보는 것이다. 이때의 그림 앞에 선 감상자의 정신에 모방작용이 요구되는 것이다. 모방이란 결국 상상력에 관련한 인간의 창조적 정신이다. <예술과 풍토, 변시지> |
🧭 시군
“18세기 철학자들은 자연을 그림처럼 연출하는 걸 즐겼고, 칸트와 콜리리지는 **‘상상력이 예술의 핵심’**이라고 했어요.
그렇다면 예술에서 모방이란 그냥 따라 그리는 게 아니라, 상상력을 자극하는 변형이어야 하는 걸까요?”
🍃 지양
“동양 예술은 ‘형보다 뜻’, ‘여백 속 그윽함(幽玄)’을 중시했어요.
그렇다면 동양의 모방은 감상자가 마음속에서 완성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기는 상상 유도가 아닐까요?”
🌿 시지의 대답
모방은 단순한 복사가 아니라 가능성을 여는 상상의 열쇠입니다.
서양의 픽처레스크 정원은 실제 풍경을 편집해 이상적인 세계를 연출했고,동양의 산수화는 여백과 흐린 선으로 감상자의 상상을 유도했죠.
👉 창조적 모방이란 현실의 틀 위에 상상의 불을 밝히는 일,예술가는 절반을 그리고, 나머지는 감상자가 완성하게 만듭니다.
👥 대상별 조언
🎓 학생에게
“학교 창밖 풍경을 그릴 때, 구름 대신 섬을 띄우거나, 나무에 파란 사과를 달아보세요.사실과 상상이 겹칠 때, 그림은 훨씬 흥미로워져요.”
👥 일반인에게
“여행 사진을 보면 그곳의 냄새, 감정이 떠오르죠?사진(모방)이 추억과 상상을 깨우는 순간,이미 그 사진은 새로운 예술이 된 거예요.”
🖼️ 컬렉터에게
“사실적으로 보이는 풍경이지만, 그 안에 비현실적 색이나 구성이 들어 있다면 주목해 보세요.그건 상상력을 자극하는 의도적 틈입니다.”
🎨 화가 지망생에게
“현장을 스케치한 뒤, 가장 인상 깊은 요소 하나만 과감히 변형해 보세요.변시지 화백은 돌담을 그릴 때, 돌 틈 사이의 바람 흐름을 상상으로 덧칠해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냈습니다.”
🌀 변시지의 사례
〈돌담 위 까마귀〉 실제 까마귀를 관찰해 모방했지만, 노란 해의 번짐과 검은 배경으로 예언적 상상을 더해 불안과 희망을 동시에 표현.
👉 변시지의 작업은 현실 관찰 → 상상 확장 → 의미 재구성이라는 흐름으로,동서양의 모방과 상상 미학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었습니다.